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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의사소통의 환경들

성경활용
작성자
제순 정
작성일
2019-02-25 11:49
조회
258
의사소통 할 때 내용(메시지)이 있어야 하고, 서로 말이 통하도록 언어적인 형식을 지켜야 하고,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하고, 서로 교류가 이루어지는 상황이 중요하다고 배웠다. 그런데 이 네 가지 최소한의 요건을 갖춰도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려면 그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 또한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받아드리는 입장에서 보면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법, 어떤 형식을 취하느냐에 따라 그 내용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간단한 선물을 줄 때에도 어떤 포장을 사용하고, 어떻게 전달하고 하는 것을 생각할 때가 많은데 소중한 책이나 글을 생각해 보면 그것을 전달하려는 매체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사전달과 매체: 현대인들은 지식이나 정보를 얻을 때 다양한 매체를 사용한다. 매체의 사용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성경번역 과정과 방법을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그동안 전통적인 종이 책으로 성경을 전달했다. 종이로 된 성경을 전달할 때, 성경 출판에 사용될 종이의 질과 활자체와 표지, 그림, 배열, 여백, 행과 단(column)…과 같은 요소들은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그러면 종이 책이 아니라 전자책으로 출판한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내용을 만약에 드라마, 영화, 노래, 만화, 삽화, 그림,엠피스리(MP3) 파일로 전달한다면 어떨까? 이럴 경우는 종이 책에 담긴 텍스트의 형식을 얼마만큼 어떤 형식으로 바꾸어야 할까? 또 이럴 경우 저자가 전달하려는 내용을 충실히 반영할 수 있을까? 또 잘 듣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수화로 번역한다면 어떨까? 이런 면에서 번역과 매체는 현대 번역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이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더욱 발전해야 할 여지가 많다.

의사소통과 적절성: 어떤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뜻을 전달하려고 글을 썼다. 그 내용을 자신이 의도한대로 잘 전달하려면 그 글을 쓸 때 정확한 표현을 써야하고, 잘 전달되는 말로 적어야 하며, 배열도 이해하기 쉽게 해서 전달하려는 효과도 잘 나타나야 한다. 어법에 맞아야 하고, 저자가 그리고 싶은 상징이 있다면 그 상징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도 분명해야 한다. 또 그 글을 읽는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논리와 지식과 상징이 지닌 의미를 잘 활용하여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읽으려고 한다. 이 둘의 관계가 물 흐르듯 원활하게 왔다 갔다 할 때 적절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 셈이다.
스퍼버와 윌슨(Sperber and Wilson 1995)은 이런 과정을 유심히 관찰해서 의사소통 과정이 얼마나 적절한지에 대한 연구를 해서 중요한 말을 하나 강조를 했는데, 바로 ‘적절성’ (relevance)이라는 말이다. 학문을 하는 사람은 쉬운 것도 어렵게 표현하는 자질(?)이 많은데, 이 말도 생각하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어렵게 하든지 쉽게 할 수 있다.  조금 쉽게 표현해 보자. 스퍼버와 윌슨은 사람들이 의사소통할 때 그 의사소통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전달하고 이해하려고 서로 애쓰고 조정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본능적인 경향을 끄집어 냈다. 의사소통이 원활하고 효과적이고 효율적이 되려면 의사소통을 하는 자들이 서로 통해야 하고, 잘 통하려면 또 잘 듣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을 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저자/화자의 말을 독자/청자가 이해할 때 자신들이 갖고 있는 유추(inference)를 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장애가 되는 것들을 적절하게 줄여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우 당연한 말 아닌가? 그런데 그들의 말이 정말 맞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의 대화를 할 때, 시간이 없어서 빨리빨리 서로 의사소통하고 일을 처리해야 할 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는 것에 대해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항상 그렇게 행동하고 반응하지 않는다. 만약에 독자/청자가 얻어야 할 내용이 꼭 필요하고 중요한 정보이고, 정말 유익하고 교육적이며, 사람들을 살리는 교훈적인데다 꼭 필요한 내용들이 들어있다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만을 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노력과 시간이 많이 들고 때로는 희생을 해야 한다고 해도 애를 써가면서 얻으려고 노력을 한다. 그렇다고 그러한 노력과 수고가 불필요하거나 비효율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이고 적절한 번역이라는 과정에서 스퍼버와 윌슨이 강조하는 적절한 의사소통을 생각하면 그들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도 없다. 저자가 쓴 내용을 독자가 읽으면서 생각하고 의미를 찾아내려는 유추과정이 쉬우면 쉬울수록 더 좋다. 번역은 바로 이점과 치열하게 싸운다.
의사소통과 수용하는 환경: 의사소통 과정에서 또 생각할 것이 있다. 적절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메시지를 만든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메시지를 읽거나 듣고 처리하는 사람도 매우 중요하다. 한번 생각해 보자. 내가 어떤 글을 쓰는데 내가 쓰는 목적과 의도를 무시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읽거나, 또 별로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 지나치게 강조를 두어 전체 전달하려는 내용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해한다면 제대로 읽거나 들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일들은 신문, 방송, 법정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들이다. 앞뒤 전후 문맥을 다 무시하고 내가 한 한 마디 말에만 집중해서 저자가 마음대로 상상하여 해석한다면 차라리 그 글을 읽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

내가 지금 번역에 관한 내용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한가지 이유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성경번역이라는 과정을 생각할 때, 다양한 방법들 중에서 하나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내 글을 읽는 독자가 이런 의도를 무시하고, 내가 쓴 글이 얼마나 정확한지, 철자법은 얼마나 틀렸는지, 틀린 내용이 얼마나 있는지를 찾고 비평하기 위해서 이 글을 읽을 수도 있다. 이 말은 내가 의도한 의사소통을 내 글을 읽는 사람(수용자)의 상황에 따라 성공하고 실패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또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인격적인 결함을 갖고 읽거나, 나와 사이가 좋지 않는 사람이 내 글을 읽을 때에도 내가 전달하려는 의도가 왜곡되고 효율적으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즉 같은 메시지라도 전달하려는 환경에 따라 그 메시지를 통해 의도한 내용이 오해될 수도 있임을 알아야 한다.

의사소통과 정보 공유: 의사소통은 저자(화자)나 독자(청자)가 주고받는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너무 당연하지 않는가? 그런데 쉬운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서로 달라서 이 공유하는 과정이 항상 쉽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사람과 한국 사람이 독도 문제나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의사소통할 때 주고받는 내용을 잘 공유할 수 있을까? 국가와 인종 역사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난다. 또 강남에 오랫동안 산 아주머니가 생계도 유지하기 힘든 도시 빈민의 아주머니와 함께 서로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사소통을 할 때 얼마나 공유할 수 있을까? 둘 사이의 사회적 배경의 차이로 인해 공유하는 내용이 매우 적을 것이다. 또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사람과 매우 건강한 사람이 운동에 대해서 대화를 할 때 얼마만큼 서로 공유할 수 있을까? 개인이 겪고 있는 상황적 차이 때문에 공유할 때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들이 제거되면 될수록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될 수밖에 없다. 의사소통을 할 때 심리적인 환경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정신적인 요소들도 많이 작용한다. 의사소통하는 자들이 서로에게 갖는 친밀감의 정도라든지, 관계의 좋고 나쁨이라든지, 신입관과 편견, 과거 경험이라든지, 사회적 지위나 계급, 종교적 신념들도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요소들을 서로 많이 공유할수록 상대방의 사고방식(mind-set)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의사소통 더 빠르고 쉽게 진행된다. 반대의 경우는 의사소통이 매끄럽지 못하거나 끊어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런 경우는 저자/화자의 의도를 독자/청자는 오해하거나, 가감하고, 자기 식으로 해석하며 심한 경우는 메시지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버린다.

이러한 의사소통과 관련된 요소들은 성경을 번역할 때 만나는 중요한 요소들이기도 하다. 번역은 서로 다른 두 언어와 문화가 만나는 현장이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하려는 시작부터 매우 심각한 문제를 스스로 갖고 있다. 왜냐하면 두 언어 사이에는 언어학적인 차이가 있고, 그 언어가 담고 있는 의미나 뜻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가 크면 클수록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번역은 더 많은 어려움을 안고 출발한다. 번역을 통해 메시지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성공적인 의사소통이 되려면 언어가 갖고 있는 격차들을 줄여야 한다. 번역할 때 이런 격차를 최대한 줄여나가지만 언어적 차이로 부득불 메시지 전달에 손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번역자들은 그 손해를 전략적으로 극복하고 대처해가면서 의사소통하려고 애를 쓴다. 이것이 바로 번역 전략이다. 번역과 관련된 이런 전략적인 문제들은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나씩 예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하겠다.

반응과 반추
    • 주일 교회에서 설교자의 메시지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가? 의사소통의 네 가지 기본 요소들인 메시지 형식과 내용, 설교자, 듣는 나, 상황에서 어떤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 자 그러면 그 설교를 설교자는 어떤 매체를 사용하여 전달하였는가를 생각해 보라. 만약에 그 매체가 설교를 잘 이해하는데 방해가 되었다면 어떻게 그 매체를 바꾸면 더 좋겠다고 생각하는가?
  • 내가 설교자에게 갖고 있는 선입관이나 기타 편견이나 과거 경험들이 설교자의 메시지를 들을 때 방해를 한 경험이 있는가? 어떤 때에 설교자의 메시지가 귀에 들어오지 않고 비판적으로 이해가 되곤 하는가? 그런 경우들을 떠 올려보고 내가 고쳐야할 부분들은 어떤 것인지 묵상을 해 보라.